줄거리 정리 – 한 명의 죽음이 역사를 바꾸다
2017년 말 개봉한 영화 <1987>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있어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던 ‘6월 민주항쟁’을 배경으로, 실제 인물과 사건을 토대로 구성된 감동적인 실화 영화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고문치사 사건을 넘어, 정의를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1987년 1월, 서울대 학생이던 박종철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물고문으로 사망한다. 영화는 이 충격적인 사건이 어떻게 은폐되고, 다시 드러나며 전국적 민주화 요구로 확산되었는지를 다층적인 시선으로 보여준다.
초반에는 검찰의 엄격한 인물 최검사(하정우)가 등장해,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는 경찰과 충돌한다. 박처장(박희순)은 사건을 ‘책상을 탁 쳤더니 억 하고 죽었다’는 식으로 축소하려 하지만, 검찰과 언론, 그리고 내부 제보자의 협력으로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영화는 여러 인물의 시선을 오가며 전개된다. 신문기자 윤상삼(이희준)은 사건의 진실을 좇으며 위협을 감수하고,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은 마음의 변화를 겪으며 중요한 정보를 전달한다. 여대생 연희(김태리)는 처음에는 무관심했지만, 삼촌의 죽음을 계기로 사회적 진실에 눈을 뜨고 시위에 참여하게 된다.
결국 박종철의 죽음은 6월 항쟁으로 이어지고, 그 흐름 속에서 이한열 열사의 희생까지 더해지며 국민의 분노가 폭발한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6월 10일 민주항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장면으로, “우리는 박종철이다”라는 외침이 민주주의를 향한 집단적 외침으로 변하는 모습을 그린다. 영화는 전두환 정권이 직선제 개헌을 수용하게 되는 6.29 선언으로 마무리된다.
주요 인물 분석 – 작은 선택이 모여 만든 큰 변화
<1987>의 감동은 ‘누구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닌, 모두의 용기’에서 온다. 인물 분석을 통해 이 메시지를 더욱 분명히 할 수 있다.
- 최환 검사(하정우): 실제 인물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된 캐릭터로, 원칙을 지키는 검사로 묘사된다. 조직 내에서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려는 법조인의 양심을 상징한다.
- 박처장(박희순): 당시 대공수사처 책임자로, 사건 은폐를 주도한다. 권력에 복종하면서도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끼는 복합적인 인물로, 권력기관 내부의 갈등을 드러낸다.
- 한병용(유해진): 교도소 경비원이지만 양심을 저버리지 않고 정보를 외부에 알리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는 무명의 인물이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작은 용기'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 윤상삼 기자(이희준): 진실 보도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언론인의 모습을 통해, 언론의 사명감과 책임을 강조한다.
- 연희(김태리): 처음엔 정치에 관심 없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삼촌의 죽음과 친구의 참여로 인해 변화한다. 이는 민주화 운동이 어떻게 일반 시민으로 확산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키 캐릭터다.
이처럼 각각의 인물은 각기 다른 위치에서 작지만 중요한 선택을 하고, 그 선택들이 모여 역사적 전환점을 만든다는 메시지를 영화는 강하게 전달한다.
역사적 배경 – 1987년 대한민국의 진짜 이야기
<1987>은 단순한 픽션이 아닌, 철저히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실제로 발생했고, 당국은 이를 은폐하려 했다. 그러나 서울지검 최환 검사와 언론의 끈질긴 추적, 교도관의 양심선언 등으로 진실이 드러났고, 결국 이 사건은 전국적인 민주화 시위를 촉발하게 된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한국 사회는 전두환 군사정권 하에서 언론, 사법, 대학 모두 통제 상태에 놓여 있었다. 그런 가운데 발생한 박종철 사건은 ‘한 명의 죽음이 역사를 바꾼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특히 영화 속 묘사처럼, 이 사건은 언론의 역할과 내부 제보자들의 용기가 핵심적이었다. 실제로 이한열 열사의 시위 중 사망은 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했고, 영화는 이 모든 과정을 감정적으로 과장하지 않고 역사적 흐름에 충실하게 따라간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1987>은 단순한 시대극이나 정치영화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이다. 탄탄한 연출과 연기, 실제 사건에 충실한 전개는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특히 젊은 세대에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이 영화는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작품이다.